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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지? ​​ 지안이가 일종의 타로카드 같은걸 사겠다고 했다. 이 카드로 점을 치는 방법은 간단하다. 카드를 가진 사람에게 질문을 던지고 카드를 가진 사람이 스무장 쯤 넘긴 후 한장의 카드를 뒤집는 방식이다. 아내가 먼저 나에게 질문을 던졌다. "나 사랑해?" 그래서 내가 뽑은 카드에는 "숨기지 말고 솔직해질 필요가 있어"내가 지안이에게 질문을 던졌다. "나 사랑해?" 지안이가 뽑은 카드에는 "의심하지 마" 이 카드 왠지 신뢰가 간다. 무섭다. 더보기
어쩌다보니, 마지막 ​찍히고 보니, 마지막 사진이네. 2017년 5월 첫째 주. 더보기
아몰랑 자전거 타기 "환자분, 왜 혼자 왔어요?" 코 때문에 찾은 병원에서 의사가 내게 건넨 첫 마디가 그거였다. 달리 돌려보낼 말이 없어 "네!?"라고 질문과 대답의 중간 어디쯤으로 대답하니 "보호자가 같이 들어야 하는데"라며 말 끝을 흐린다. 속으로 생각했다. "어랏. 이거 드라마에서 많이 본 상황인데..." 혈압약을 먹어야 할 정도로 수치가 높았다. 하긴 병원에 도착해 재본 혈압 수치가 한번도 본 적이 없는 숫자라 다섯 번을 다시 재어보긴 했다. 웃을 수만은 없지만 잴 때마다 숫자는 자꾸만 끝모르고 올라가 연차가 좀 돼 보이는 간호사에게 혈압측정기가 고장난 건 아니냐고 물었다가 애먼 눈총을 받았던 터였다. 집으로 돌아오자마자 산지 5년 동안 10번도 채 타지못한 자전거에 앉은 먼지를 닦아냈다. 그리고 그 날부터 집 앞.. 더보기
매운 맛, 통증이 주는 쾌락 길을 다니다보니 마약 떡볶이라는 간판이 보인다. 일반적인 떡볶이보다 몇 배 더 맵다는 것을 어필하고 싶어서 지은 이름일테다. 사실 떡볶이는 두 가지의 맛으로 결정된다. 매운 맛과 단 맛인데 엄밀하게 말하면 매운 것은 맛이 아닌 통증이니 하나의 맛과 하나의 통증이 더 정확하겠다. 그런데 맵다는 것은 우리에게 꽤 큰 통증이다. 오죽하면 시위대에게 물대포도 쏘지만 캡사이신을 주니 말이다. 그런데 우리는 이 매운 맛을 무척 좋아한다. 그래도 오롯이 맵다는 것만 견디기는 무척 힘들다. 매운 고추도 된장에 찍어먹고, 떡볶이도 매운 맛을 견디라고 대량의 설탕이 들어간다. 매운 맛이 우리 몸에 들어가면 어떻길래 우리의 몸은 이토록 매운 맛에 집착할까? 매운 음식을 먹으면 우리 몸의 중추신경계에는 도파민이 분비되기 시작.. 더보기
번개맨에서 어벤져스까지 처음엔 번개맨이었던 것 같다. 비록 나일론이었지만 꽤 비싼 번개맨 옷을 입고는 진짜 손에서 번개파워가 나갈듯이 목이 터져라 외쳐댔다. 그리곤 자연스럽게 로보카 폴리로, 그리고 또봇을 거쳐 이제 어벤져스에 다달았다. 어벤져스에 푹빠진 아들은 매일 밥을 먹다말고, 똥 누다 말고, TV보다 말고, 양치하다 말고, 잠자리에 자기 직전에도 묻는다. "아빠! 헐크랑 아빠랑 싸우면 누가 이겨요?" "아빠! 헐크가 커요? 아빠가 커요?" "아빠! 아빠가 헐크 때리면 어떻게 되요?"라고 말이다. 대충 대답해주면 아쉽다는 듯이 뒤돌아선다. 녀석! 내년쯤되면 아빠가 헐크와는 비교도 안될 정도로 힘도 없고, 작고, 싸움도 못한다는 걸 알게 되겠지 싶다. 녀석과 레슬링해도 덥지 않게 오늘 밤에는 습습한 바람이 불었으면 좋겠다. 더보기